"그는 없는 것만 찾았고 눈 앞에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

 

우주까지 아버지를 찾으러 간 아들.

아들은 아버지의 부재가 큰 상처로 남아있었지만

아버지는 아들과 아내가 하나도 보고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끝끝내 아들과 같이 돌아가지 않았다.

 

물론 이 영화는 그 아버지를 비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아버지의 대사도 꽤나 인상깊었다.

인간은 불가능을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아버지는 끝끝내 우주로 돌아갔다. 

사실 이런 끈질긴 사람들이 시대를 이끌기도 한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혹시 있을지 모르는 것과 확실히 내 눈 앞에 있는 것. 

이 둘 사이의 중요도가 다르다는 것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아들은 지구로 돌아와 자기 눈 앞에 있는 것들을 다시 잡았다. 

삶에 의욕을 가지고 감정을 표출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았다. 

 

생각해보면 우리 삶은 너무 짧다. 

티끌같다. 

 

내 근본적인 주제를 파악하는 것.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우주 너머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유쾌하지는 않지만

내 티끌같은 삶이 그저그런 티끌로 없어져버리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눈 앞의 것에 연연해야 한다. 

중요한 것이라서 눈 앞에 있는 거다. 

 

 

 

오늘은 내가 요새 즐겨보는 드라마의 ost가 발매됐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이 노래가 참 좋다고 생각하며 빨리 음원이 나오길 바랬는데 드디어 오늘 발매됐다. 이 노래를 내 이어폰으로 크게 들으니 기분이 참 좋다.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이 새삼 아름다워 보인다. 새 힘이 생긴다. 며칠째 아무것도 안하고 잠에만 집착하는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참 이 노래 하나가 뭐라고 나에게 생의 의지를 불어넣어 준다. 갑자기 플래너에 계획을 세우고 싶고, 오늘 하루 활기차게 계획한 것들을 이뤄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노래 하나에도 힘을 낼 수 있는 사람이니 좋은 노래를 많이 찾아놓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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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실감  (0) 2015.09.26

1. The audience goes because movies are there, not becuase anyone necessarily loves them. 

 나도 그 관객들 중 하나이지 않을까. 겉으로는 독립 영화들을 꽤나 보고 비평가들의 비평을 찾아 읽고, 시시한 코미디 영화를 환멸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독립 영화를 볼 때면 '역시 재미는 없다'하며 은근히 실망했고 비평가들의 비평을 과도한 의미부여라고 생각하고, 밤에 심심할 때면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먹듯 시시한 코미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향하지 않았는가. 정말 이 영화가 좋아서, 이 감독의 작품 세계가 좋아서 영화를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영화가 좋았던 이유가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이고, 그 감독의 작품세계가 좋은 것이 아니라 유명해서이지 않았을까. 

2. for the most part, ten-year-olds and teens were dragged by their parents to what the parents wanted to see, and this was true well after television reduced the size of the adult audience. The kids saw, and half understood, a satire such as Dr. Strangelove, an earnest social drama such as To Kill a Mockingbird, a cheesy disaster movie such as Airport, and that process of half understanding, half not, may have been part of growing up; it also laid the soil for their own enjoyment of grown-up movies years later. They were not expected to remain in a state of goofy euphoria until they were thirty-five.   

나중에 결혼을 해서 부모가 된다면 단지 흥행하는 영화를 보러 같이 영화관에 가주는 것으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달에 한 편이라도 정말 가치있는 고전들을 보면서 어떤 영화가 예술이라 명명될 수 있고, 살아있는 작품으로 기능할 수 있는 지 알려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가족모두가 영화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있고, 취향이 있고, 존경해 마지않는 감독이 있었으면 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며 전쟁같은 아침을 치루겠지만 삶에서 이러한 가치들을 지켜가면서 또 지켜주면서 가정을 꾸려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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